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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님 사건과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 서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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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은 2018년 박소연님이 집회에 참가했던 모습. 동물의 신체적 고통은 방치되고 이에 항의한 박소연님은 불법집회 주동자로 몰렸다. 2년간 재판을 받아야 했고 겨우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었다.

1. 서론 / 

2. 무엇이 중한가에 대한 일반론 / 

3. 동물의 삶이 중하다 / 

4. 동물의 삶 / 5. 법 일반론 / 

6. 동물보호법 일반론 / 

7. 우리나라 동물의 삶 / 

8. 우리나라 법과 동물보호법 / 

9.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에서 동물학대 조항 / 

10. 박소연님은 무엇을 하였는가 / 

11. 박소연님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 / 

12.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1. 서론(2)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언어(language)에 대해 한 마디 해야 하겠습니다. 언어는 아이디어(idea)를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아이디어는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논지를 선명히 하기 위해 이미지 같은 것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말을 하기 전에 아이디어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이 아이디어를 잘 전달할 언어를 골라야 합니다. 그런데 매우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거나 대화를 할 때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끌려 다닙니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생각을 하고 대화를 해도 제자리 걸음일 뿐입니다.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이 여러 산수교과서를 검토하고 나서 한 말이 있습니다. “말을 할 때 실제로 필요한 것은 정확한(precise)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아니고 명확한(clear)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요구되는 것은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파인만은 통상의 교과서가 “공을 빨간 색으로 칠하세요” 하고 기술할 것을, “공 그림을 빨간 색으로 칠하세요” 하고 기술하고 있는 어느 교과서를 비판합니다. 이 교과서의 저자는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하고 싶은 것이지요. 하지만 파인만은 정확한 언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공 그림을 빨간 색으로 칠하세요”는 정확한 언어인가요? ‘공 그림’은 공 이미지와 그 배경을 포함한 사각형 그림 전체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공 이미지만을 가리키는 것인지. 이런 의문은 공을 빨간 색으로 칠하라고 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혼란입니다.

언어의 정확성에 집착하는 것은 언어에 끌려 다니는 한 가지 유형입니다. 이와는 다른 유형으로, 언어의 느낌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같은 문장이 그 예입니다. ‘생명권’이라는 언어에 실려 있는 아이디어는 무엇입니까? ‘생명이 누려야 할 권리’ 인가요, ‘생물이 누려야 할 권리’ 인가요, ‘누군가가 생명을 유지할 권리’ 인가요? 앞에 ‘인권을 넘어’라는 말이 있으므로 세 번째는 아닐 것입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무게나 표정, 감기와 같이 실재가 아닌 속성이므로(정확한 언어는 아닙니다) 권리주체가 될 수 없고 그래서 첫 번째도 탈락입니다. 결국 생명권이란 생물권, 생물의 권리를 말하는 것일 터인데 그러면 과연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생물의 권리라는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것일까요?

생물에는 동물 외에도 식물도 있고 다른 것도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니 동물과 식물까지만 생각합시다. 생물의 권리란 식물의 권리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럼 생명권을 말하는 사람은 식물을 안 먹는 사람입니까?

생명이나 생명권이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스쳐 지나칠 수 없는 느낌을 줍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생명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이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생명권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말처럼 들립니다.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동물도 먹는 사람이 생명권을 말하지만 그것은 생물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자기애일 따름입니다.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같은 말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말의 느낌에 집착하는 사례입니다.

우리는 동물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비록 언어를 다루지만 언어에 앞서 어떤 이미지가 있으며 그것은 동물의 삶을 봄으로써 생성되는 것입니다. 고통받는 동물의 삶에 늘 함께 하는 케어의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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