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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고액 후원자의 탄원서를 공개합니다”

케어 전대표 박소연씨의 탄원서를 보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보시면 좋을 것 같은 한 후원자의 탄원서를 올려 드립니다. 필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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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원 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라고 합니다. 20년 가까이 뉴욕주 변호사로 일했고 지금은 일본에서 영케어러에 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여년간 총 1억 2천만원정도의 후원금을 케어에 기부하였습니다. 케어에서 어떠한 공식적인 활동도 하지 않았고 후원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도 극도로 꺼렸던 제가 이렇게 액수까지 밝히는 것은, 고액 기부자의 한 사람으로서 왜 제가 박소연씨가 이끌었던 케어를 후원했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박소연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1년 구제역발병으로 수백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될 때였습니다. 당시 외국에 서 CNN뉴스를 보고 있었던 저는 수많은 돼지들이 구덩이에서 생매장되면서 울부짖던 동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것이 제 조국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관련 뉴스를 찾아보던 저는 잠복해서 그 영상을 찍은 어느 동물단체의 대표라는 분이 울먹이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았고 그 분이 박소연씨였습니다.

어렸을 때 유학을 가서 계속 외국에서 살던 저는 2012년 한국으로 왔고 충무로에서 또 한 번 충격을 받게 되었습 니다. 손바닥만한 강아지들이 칸칸이 나눠진 쇼윈도에 한마리씩 갇혀서 하루종일 잠만 자고 있는 펫샵들이 충무로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아 그 새끼들이 눈을 뜰 무렵 아장아장 마당으로 나와서 하루종일 형제들과 뛰놀며 크는 것을 본 저로서는 구두나 가방처럼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는 강아지들이 기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거리의 끝, 노랗게 칠해진 작은 건물 하나에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라는 간판이 걸려있었습니다. 강아지가 쇼핑의 대상, 소모품으로만 전시되는 펫샵들 복판에서 구조한 개들을 입양보내는 입양센터를 열었다는 것은 펫샵 산업 전체에 대한 도전장에 다름 없을 것입니다. 그 강렬한 상징성에 감동해서 후원을 할 만한 단체인가를 알아보려 이메일로 몇가지 까다로운 질문들을 던졌더니 신혼여행 중이라는 대표가 장문의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대표를 만났을 때야 그 분이 몇년 전 돼지 생매장 사건때 울먹이며 기자회견을 하던 박 소연씨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후원을 결심했습니다.

2019년 케어의 안락사가 표면화되면서 박소연씨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케어가 절반의 회원을 잃을 때 제게 처음 든 생각은 “이렇게 많은 구조를 하는 단체에서 안락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정말?” 이라는 당혹스러움이 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동물단체인 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도 버 지니아에 있는 보호소에 데려오는 동물 중 반수 이상을 안락사시키고 그 사실을 공표합니다.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PETA는 그 해 버지니아 보호소에 데려온 2,650마리의 동물중 67%인 1,763마리를 안락사시켰습니다. 높은 안락사률에 비난이 쏟아지자 “우리에게 돌을 던지려면 던져라. 우리가 보호소에 받는 동물들은 대부분 공격적이거나 아프거나 나이가 들어서 입양의 가능성이 적은 동물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동물들에게도 문을 열어서 최대 한 고통없이 보내주는 것이 가장 인간적인 (humane) 길이라고 믿는다. ‘No Kill’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더 이상의 구조를 못하거나 아니면 구조한 동물들을 철창에 넣어서 몇 달, 몇 년씩 가둬둬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이 오히려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하고 당당히 소신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럴지언정 한국은 일년에 십만마리 이상의 개들이 유기되는 나라입니다. 불법적인 개농장과 도살장이 성행하는 나라입니다. 다른 어떤 단체보다 구조에 앞장서는, 그것도 남들이 다 꺼려하는 어려운 구조들만 도맡아서 하는 케어에서 안락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정도의 구조활동에는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이는가”라는 어렵고 힘든 결정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고, 누구도 하고 싶지 않아하는 그 결정을 하는 주체가 박소연씨가 이끄는 단체였기 때문에 믿고 후원한 것입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동물단체들은 안락사반대를 외치며 박소연씨를 비난합니다. 하지만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들은 곧 포화상태가 되고, 있는 동물들을 관리하는 것에도 힘에 겨워 결국 더 많은 동물들을 구조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면서 현상유지를 위한 후원금 모집만 계속하게 됩니다. 특히 작은 단체들은 데리고 있는 동물들이 나이가 들고 병이 들면서 노견들의 요양병원 비슷한 상태로 전락해버리면서 선의를 가지고 보호소를 시작한 많은 활동가들이 결국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일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박소연씨를 만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박소연씨는 지금 보호소에 있는 개 한마리의 이면에는 그 자리가 나기 를 기다리는 수없는 다른 개들이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 품 안에 있는 개만 소중하다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물사랑을 자처하는 이 시국에, 내 눈 밖에 있는 수 많은 다른 개들, 아니 개들 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모든 동물들을 볼 줄 아는 이 안목이 동물권활동가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안목이 없이는 이 현상유지에 급급한 대한민국 동물단체들에 희망이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여러 단체를 알아보고 조금씩의 후원도 해보았지만 결국 박소연씨처럼 지속적으로 후원을 할 만한 동물권활동가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이유입니다.

저는 40대를 부모님 간병으로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많은 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호흡기에 의존해서 사셨고, 아버지는 암으로 고통 받으셨습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저렇게 사느니 죽는게 낫다, 이제 그만 보내드려라 하셨고 선의의 말씀인지 알면서도 참 쉽게도 말씀하신다 싶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병든 노인들의 안락사, 존엄사문제가 이슈가 되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안락사 허용, 존엄사 허용을 외칩니다. 겉으로는 “회복가능성이 없는 고통”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아무도 젊은 사람들의 안락사를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한정되어 있는 가족의 자원, 더 나가서 사회의 자원을 병든 노인에게 분배하지 말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 논의가 동물에게 적용되면 그 누구도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죽는게 낫겠다 싶은, 생지옥같은 환경에 살던 개들을 구조해서, 입양도 안되고 보호소에서도 받을 자리가 없어 불가피하게 그 중 일부를 안락사를 시키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이 쏟아집니다. 후원자들도 내가 낸 후원금은 어쩌고 안락사를 시키냐고 합니다. 그분들께 감히 “제가 그 돈 드릴테니 대신 길러주세요, 이 아이는 투견장에서 구조해서 대형견에 공격성도 심하니 내신 후원금 몇 배로 돌려드릴테니까 제발 입양해서 데리고 가주세요”, 라고 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곱게 크던 강아지도 병원 한번 데리고 가면 몇십만원이 나오고 수술 한 번 하면 몇백만원이 깨지는 현실입니다. 후원금을 받는 단체에서 안락사를 하면 안된다는 말은, 동물을 키워본 사람이, 특히 아픈 동물을 키워본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개들에 대한 안락사도 반대하는 이 풍조 뒤에는 일년에 몇억마리가 도살되는 가축들의 현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다 많은 구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한 개의 안락사에는 치를 떨면서 가축들의 비참한 사육환경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습니다. 박소연씨는 동물단체가 개만 돌보다보면 애견협회와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언젠가는 다친 비둘기를 데려와서 치료했다고 사무실을 날아다니는 비둘기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길가에 나도는 실들에 비둘기 발가락들이 다 잘린다는 이야기를 해 준 탓에 이제는 비둘기를 보면 발가락부터 보게 됩니다. 또 어디서 돼지도 구출해와서 좋아서 땅 파며 노는 동영상을 너무 예쁘죠? 하며 보여주다가 이렇게 땅만 조금 파줘도 개들이 훨씬 덜 추워하는데 하며 안타까워합니다. 지난 10년간 박소연씨가 보여준 동영상에는 말도 있었고 소도 있었고 당나귀도 있었습니다. 모든 생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그 생명들의 고통에 가슴아파합니다.

박소연씨가 보여주는 개농장 사진들은 너무 처참해서 제발 그런 사진들 그만 보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현실을 외면해야 가능해지는 제 평안한 생활을 뒤흔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소연씨는 모두가 다 하는 이 “적당한 외면과 타협”이 가능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사진으로도 못 보는 그런 곳들을 박소연씨는 20년간 발로 뛰어다니며 그들을 고발하고, 가해자들과 싸우고, 관련공무원들을 설득하고, 육견단체에게서 끊임없는 협박과 회유을 받고, 다른 “동물권활동가”들의 질시와 음해을 받으며, 경찰서에 밥먹듯 불려다니면서, 수많은 동물들을 구조했습니다. 동물 보호법 개정을 가능케하고, 개농장 실태조사를 하고, 더 구조하고 싶은데 자리가 없다고 발을 동동 구릅니다. 재판을 받으면서도 계속 구조활동을 하고, 만날 때마다 “지옥같아요” 라고 되뇌이면서 또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를 받고 달려나갑니다.

내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직시하고 그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한 동물권활동가가 우리 모두의 감사를 받기는 커녕 동물학대범으로 몰리고, 다른 법도 아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한국의 법에 무지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다수의 법칙이 (the rule of the majority)이 다수의 횡포 (the tyranny of the majority)가 되지 않도록 견제하고, 다수와 의견을 달리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소수를 보호해주는 마지막 기관입니다. 이러한 사법부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처참한 환경에 놓여져있는 동물들을 위해 지난 20년간 온 몸과 마음을 다 해 싸워온 박소연씨에게 무죄를 선고해주실 것을 간곡히 탄원합니다. 


탄원서 링크


[ Park So Yeon, the former Executive Director of Care, is currently facing a trial, one of the reasons being her decision of euthanizing dogs in the slaughterhouse. This is an excerpt from the Character Letter of Support from one of Care’s supporters, who has been an attorney in New York City for 20 years and is a researcher in Young Carer in Japan. ] 


[…] Contrary to the situation in the U.S., over a hundred thousand dogs are being abandoned a year in South Korea. We are living in a society where numerous illegal dog farms and slaughterhouses are tacitly condoned. One can hardly imagine Care not taking euthanasia as a realistic, open option, considering that they are the animal group that never shies away from mounting difficult rescues, which most of the other groups would be reluctant to attempt and which inevitably call for a series of painful decisions. I have supported and sponsored Care by far because I believe in Park So Yeon, who has never balked at assuming total responsibility for making those tough decisions. 


A majority of animal groups in Korea have been castigating Park, proclaiming a slogan such as “No Euthanasia.” But here is the reality of most animal groups without euthanasia: their shelters become saturated with dogs, and managing them alone brings dire financial straits, and eventually come to be raising money only for maintaining the status quo, compromising their cause of rescuing animals. This is particularly the case for the smaller animal groups. As animals they have rescued with good intentions get old and sick, their shelters become more and more like convalescent hospitals, forcing good-willed activists to regard them as bottomless pits. 


I once had a chance to have a chat with Park, when I barely knew her, watching the dogs in the shelter together. She told me that, whenever she sees a rescue dog in a shelter, she couldn’t help but think of innumerable other dogs who desperately need the very spot. And I realized that this is a true quality that is necessary for animal activists. Anyone can say that they love animals; anyone can cherish their own dogs. But Park’s vision stretches beyond the dogs that she rescued; it includes dogs she hasn’t saved and all suffering animals. Without this sort of vision, I believe, any animal group in Korea will hopelessly fail to achieve any more than preserving the status quo. Thus I have concluded that Park So Yeon will be the only activist I will keep supporting. 


Please support Park by joining the petition: Click the link (탄원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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