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를 지지하는 동물단체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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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를 지지하는 동물단체 성명서
2026년 9월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동물병원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를 의결하였다. 「수의사법」에 제13조의3(기록 열람 등)을 신설하여, ‘분쟁조정 또는 소송의 수행 등 권리구제 목적’의 경우, 진료받은 동물에 관한 기록에 대하여 내용의 확인을 요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가 “보호자에게 진료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도, “자가진료 문제” 등이 남아 있어 “지금은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 수의사법에 처방전 교부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마당에, 진료기록을 교부한다고 해서 자가진료가 성행하게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개정안은 반려인이 진료기록을 아무런 제한 없이 요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고 분쟁조정 및 소송 수행 등 권리구제를 위한 경우로 진료기록 교부 목적을 한정하고 있는 것이다.
백번 양보하여 개정안에 대한수의사회가 제기하는 단점이 실재한다고 치자. 이 개정안의 장점과 단점은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미국 보건복지부 감사관실이 발표한 한 보고서에 의하면, 입원 환자의 25%가 의료사고(의료 처치의 결과로 발생한 신체적 위해)를 겪었는데, 이 중 43%는 의료과오(의료진의 잘못에 의한 의료사고)였다. 데이비드 클래슨 등의 연구에 의하면 미국 3개 대형병원 입원 환자의 33.2%가 의료사고를 겪었다. 미국에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러한 연구를 한국의 입원 동물에 대해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여러 이유, 특히, 동물이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에 의해 의료사고나 의료과오의 비율은 더 올라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의료사고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고 매우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이므로 의료과오를 가려내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수급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런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의료사고와 의료과오의 발생확률에 대해 터무니없이 낮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서 말한 클래슨 등의 논문 제목은 “'글로벌 트리거 툴(Global Trigger Tool)'에 따르면 의료사고가 이전에 측정된 것보다 최대 10배 더 많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21년~’25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동물병원 이용 관련 상담 건수는 총 1,630건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11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발생한 동물병원에서의 의료사고와 의료과오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고,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이 해가 갈수록 발달할 것이므로, 동물병원 이용 관련 분쟁조정 또는 소송의 수행 등은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의료사고 상황에서 의료과오 여부의 가장 중요한 증거는 진료기록부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는 장점과 단점의 무게를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의료서비스가 표류하지 않게 하는 닻과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면 무엇보다 동물복지의 증진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대하는 태도는 누구나 비슷하다. 클레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그에 비례하여 소홀할 수밖에 없다. 동물은 자신에게 행해진 의료 서비스에 대해 클레임을 걸 수 없다. 반려인도 생물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클레임을 걸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없다면 동물의 건강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는 의료진의 긴장도를 올릴 것이다. 그것은 단지 심리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의료서비스 제공의 비용을 높일 것이다. 그리고 그 부담의 일부는 반려인에게 귀착될 것이다. 즉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는 동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동물병원과 반려인의 부담을 올리게 된다. 이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간에 의해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사는 반려동물에게 현재 주어지고 있는 의료의 질을 생각할 때, 정당한 방향이다.
대한수의사회가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의 단점으로 들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서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의료서비스 수급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 그리고 그 의무화로 인해 동물들이 누리게 되는 응당한 의료의 질 향상에 견주어 보면 옹색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다. 대한수의사회는 무리한 이야기를 그만 거두고 반려동물의 편으로 하루 빨리 넘어오기를 바란다.
동물단체가 자주 받는 제보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반려인은 그 죽음의 원인을 몰라 가족 잃은 슬픔을 느끼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국회는 이들의 답답함과 이들이 느끼는 원통함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통에 빠져 있다. 국회는 반려동물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의 이러한 필요성과 동물복지 증진에서의 가치를 깊이 고려하여 하루 빨리 수의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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