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동물보호법에 대한 케어의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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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동물보호법에 대한 케어의 평가를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지난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54건의 의안을 통합·조정하여 신구조문대비표만 49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제대로 된 분석글을 내기에는 시간이 없어서 요점만 말하겠습니다.
☑️1. 동물학대 행위가 응당 기소되지 않는 상태에서 ‘사육금지명령제도’의 실효성은 별로 없다.
케어는 학대자의 동물 재사육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으며, 사육금지명령제도의 도입 취지 자체는 당연히 환영한다.
개정 동물보호법 사육금지명령제도는 “검사는 동물학대범죄로 공소가 제기된 사람으로서, 동물학대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동물을 사육, 관리 또는 보호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서 ‘동물학대범죄로 공소가 제기’되었을 것을 필수적 요건으로 한다. 그런데 동물학대 행위에 대해 공소가 제기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현재 현장에서 동물이 겪는 수많은 학대 행위는 여전히 범죄구성요건에서 제외되어 있거나, 법문언상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기소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기소 사건 자체가 가뭄에 콩 나듯 한 현실에서, 재범 위험성의 입증과 인정을 거쳐야 하는 사육금지명령이 과연 몇 명의 학대자에게 적용될 수 있겠는가?
개정 동물보호법상 사육금지명령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동물보호법상 범죄로 인정되는 동물학대의 범위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동물학대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고 기소에 이르는 것을 가로막는 우리 사회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경찰과 검사의 변화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경찰과 검사의 판단 지침인 판례를 생산하는 법원의 변화이고 더 나아가면 법원 판단의 강력한 기준인 사회상규의 변화이다.
사회상규는 누가 변화시키는가? 그 선봉에는 동물운동이 있다. 아니 있어야 한다. 있는가?
☑️2. 재난동물구조: 케어가 개척하고 증명해 온 성과의 법제화
개정 동물보호법은 소유자의 사망·행방불명으로 방치된 동물 및 재난 상황에서 구조·보호가 필요한 동물을 지자체가 보호하도록 명시하였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수많은 재난 현장의 최전선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지속적으로 재난동물구조를 실행하며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끊임없이 물어 왔다. 고성 산불, 울진 산불, 안동 산불에서 살아남아 치료받고 입양가고 보호소 돌봄을 받고 있는 동물들의 공로이자 케어 현장 활동가들과 수많은 후원자 및 봉사자의 피땀의 결실이다.
☑️3. 사육포기동물 인수제의 한계와 신종펫샵 견제 실패
사육포기동물 인수제는 ‘신종펫샵’과 무책임한 유기를 견제하기 위해 가장 정교하게 개정되어야 하는 조항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은 신종펫샵 등 산업의 편법적 구조를 차단하고 동물의 무분별한 포기를 방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4. 진실로 동물의 편에 서기
재난동물구조 외에도 아래의 내용들은 동물을 위한 유의미한 변화다.
1) 포획한 동물을 기존의 활동 영역을 현저히 벗어난 장소에 유기·방사하는 행위에 대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2) 반려동물에게 사육·관리 또는 보호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는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지 않아도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3). 민간동물보호시설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한시적으로 농지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함
4) 지자체의 동물 구조 업무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 근거를 마련
5) 지자체가 기증하는 개·고양이 등에 대하여 중성화 수술을 하거나 그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함
이와 같이 개정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편에서 유익한 변화를 담고 있지만 54건의 동물보호법개정안이 통합된 것임을 고려하면 현저히 부족하다. 다른 개정 사항들은 엄격히 말하면 인간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동물보호제도의 인프라에 관한 것, 혹은 현실적 의미가 별로 없는 관념적인 내용들이다. 대부분의 동물인 축산동물과 가장 심한 고통을 겪는 동물인 실험동물에 대한 방치는 말할 것도 없다.
케어는 이번 개정안에 존재하는 명확한 한계를 직시한다. 케어는 현장에서 만나는 동물의 진짜 목소리를 국회와 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다.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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