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에서 10년을 산 고양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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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에서 10년을 산 고양이가 있습니다.
통영 바닷가 앞 도살장.
죽음이 반복되던 그곳에서
한 고양이는 무려 10년을 살았습니다.
어쩌다 그곳까지 흘러들어 갔을까요.
처음에는 아마
도살하고 남은 부산물 냄새를 따라왔을 겁니다.
배가 고팠고, 먹을 것이 필요했겠지요.
그렇게 찾아온 고양이가 안쓰러웠는지
도살자는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0년.
고양이는 이름 하나 없이
도살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살았습니다.
낡고 더러워진 키티 매트 위에서 잠들고,
칼리시로 눈물이 흐르는 얼굴로
그곳에서 늙어갔습니다.
우리는 이 고양이에게 ‘바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평생 바라보았을 통영의 바다처럼.
바다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동물을 죽여온 사람이
한편으로는 굶주린 작은 고양이를 가엾게 여겨
10년 동안 밥을 주었다는 것.
인간의 마음은 어쩌면 이렇게 모순적일까요.
누군가의 배고픔에는 마음이 쓰이면서
누군가의 공포와 죽음에는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더욱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어떤 동물은 가엾고,
어떤 동물은 죽여도 되는 존재가 되는 순간,
우리는 너무 쉽게 그 동물의 경계를 나누게 되니까요.
이제 바다는
10년을 살았던 도살장을 떠났습니다.
바다가 기억하는 세상이
피 냄새와 죽어가는 친구들의 소리만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생만큼은
깨끗하고 따뜻한 자리에서,
아프면 치료받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 곁에서 살게 하겠습니다.
10년 만에 생긴 이름.
바다야.
이제 진짜 바다처럼 넓고 평온하게 살자.
죽음이 반복되던 도살장 한편에 깔아준 바다의 낡은 키티매트.
그 작은 자리를 한참 바라보게 됩니다.
바다는 치료가 다 된 후 감사하게도 (사) 디어레이 @ray_at_home .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고양이 쉘터로 가게 되었습니다. ????
바다는 pcr 결과 칼리시. 범백균. 클로스트리디움이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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