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이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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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아, 이제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마.
너의 삶이 어땠는지 우리는 다 알지 못해.
다만 마지막까지 너를 붙잡고 있던 세상이
너에게 너무 잔인했다는 것은 알아.
죽임을 기다리던 곳에서 너를 데리고 나왔을 때
우리는 네게 새로운 삶을 돌려줄 수 있을 거라 믿었어.
좋은 것을 먹여주고,
따뜻한 곳에서 재워주고,
사람의 손이 때리는 손이 아니라
쓰다듬는 손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어.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너무 짧았구나.
계속되는 발작과 고통 속에서도
조금만 더 살아주기를 바랐지만,
결국 우리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구조는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주는 것이었어.
황복아.
너는 도살되기 위해 태어난 개가 아니었어.
누군가의 음식도, 물건도 아니었어.
살고 싶어 했고,
고통을 느꼈고,
두려움을 알았고,
평온할 권리가 있었던
단 한 번의 삶을 가진 존재였어.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갔더라면.
이 세상이 조금만 더 빨리 바뀌었더라면.
그 생각이 오래도록 우리를 아프게 할 거야.
그래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기억해 줘.
너는 도살장의 이름 없는 개로 죽지 않았어.
너에게는 ‘황복’이라는 이름이 있었고,
너를 살리고 싶어 한 사람들이 있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네 곁을 지킨 사람들이 있었어.
그리고 황복아,
우리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그곳에 남아 있다는 너의 아이들.
우리는 그 아이들까지 살리고 싶어.
엄마가 아빠가 끝내 살아보지 못한 삶을
아이들에게는 꼭 살아보게 해주고 싶어.
도살장의 철창이 아니라 햇볕 아래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내일을 기다리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
그 아이들을 살리는 것이
너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음 약속이라고 생각할게.
그러니 이제 가.
망치도 없고,
쇠사슬도 없고,
비명도 없고,
공포도 없는 곳으로.
마음껏 뛰어.
우리가 끝내 이곳에서 주지 못한
길고 평온한 삶까지 전부 살아버려.
잘 가, 황복아.
너를 구조한 것은 우리였지만,
이제부터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너일 거야.
너의 죽음을 여기에서 끝내지 않을게.
너의 아이들을 살리고,
또 다른 황복이들이 더 이상 도살장에서
죽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그곳으로 갈게.
그리고 언젠가 그런 세상이 오면
우리는 꼭 기억할게.
그 길 어딘가에
황복이 네가 있었다는 것을.
케어는 황복이의 남은 가족들을 모두 구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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