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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만과 참견- 피해자 탓하기의 심리와 전문가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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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만과 참견- 피해자 탓하기의 심리와 전문가의 오만


▶️강형욱: “파샤는 살이 쪘어요. 운동을 안 해서 죽은 것 같아요. 건강한 개들이라면 절대 죽지 않아요.”


훈련사 강형욱의 이 한마디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피해자 탓하기’ 프레임입니다.

 파샤의 죽음은 체력 부족이나 비만 때문이 아니라, 강제 자전거 끌기와 방임, 열사병, 그리고 구조적 착취와 통제의 결과였습니다. 네 다리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고, 비명을 지르다 죽은 그 순간에도 파샤는 스스로 멈출 권리가 없었습니다. 죽어가는 파샤를 다시 일으켜 세워 끌고 가려 한 이는 바로 반려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살이 쪘다’, ‘운동 부족이다’라는 말은 이 모든 고통의 맥락을 가차없이 지워버립니다. 피해자의 몸을 문제 삼는 순간, 가해의 구조는 사라집니다. 

사람 사건에서도 똑같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밤늦게 혼자 다닌 탓”,

아동학대 피해자에게는 “부모도 얼마나 힘들었겠냐”,

산업재해 피해자에게는 “안전수칙을 지켰으면 됐을 일”이라는 말이 따라붙겠지요.

모두 같은 구조입니다. 고통의 원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려놓는 사회적 방어기제.


파샤 사건에서 강형욱 발언의 반복되는 패턴은  훈련 전문가로서 모든 문제를 ‘관리’와 ‘훈련’, ‘신체 조건’의 틀에서 해석하려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에게 세상의 모든 문제는 조련 같은 훈련으로 설명되어야 하고,그 프레임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대의 구조적 현실 앞에서도, 그는 전문가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몸’과 ‘운동’의 문제로 축소시킵니다.

이건 윤리가 아니라, 권위의 자기보존입니다.


전문가의 오만은 여기서 나옵니다.

자신의 지식 체계를 넘어서는 고통을 마주했을 때, 그는 멈추는 대신 오버하여 설명하려 듭니다.

그 설명은 객관적 분석으로 들리는 듯 하지만, 결국은 피해자의 탓으로 귀결하는 그저 그런 무감각일 뿐입니다.


파샤는 운동 부족으로 죽은 게 아닙니다.

멈출 수 있는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건강한 개라도, 파샤처럼 오랜 기간 끌려다니면 죽습니다.

죽어가는 개를 방치하면 죽습니다.

초크체인에 매달려  죽을 상황에도 뛰어야 합니다.


이 모든  사실을 덮는 말, '살이 쪘다'는 말은 고통의 진실을 덮고, 사회의 양심을 마비시킵니다.


강형욱 훈련사가 파샤에 대해 사과하기를 바랍니다. 눈물 흘리던 대중에게 사과하여야 합니다.

훈련의 논리가 윤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가 고통의 방향을 바꿀 수도, 고통을 가차없이 지워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음에서 계속) 


-케어/ 파샤의정의를위한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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