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이가 떠난 자리, 아직 가족들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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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이가 떠난 자리, 아직 가족들이 남아 있습니다.
황복이의 아기들은
차가운 뜬장 안에서 자랐습니다.
장난감 하나 없던 그곳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것은
플라스틱 밥그릇이었습니다.
밥그릇을 밀고, 물고, 장난치며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무서우면 철장 사이, 서로에게 붙었습니다.
좁은 뜬장 안에서 이 아이들이 기댈 수 있었던 건
결국 서로뿐이었을 겁니다.
지금 아이들은 도살장에서 벗어나
지자체 보호소에 격리되어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고개를 파묻습니다.
몸을 붙이고, 얼굴을 묻고,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피난처가 되어 줍니다.
황복이는 끝내 우리 곁에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황복이의 가족들은 살아 있습니다.
황복이의 아기들도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지만.. 어렵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 모두를 구하려 합니다.
아빠가 겪었던 공포를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뜬장과 플라스틱 밥그릇이 세상의 전부였던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푹신한 잠자리와 장난감을 주고 싶습니다.
서로에게 고개를 파묻지 않아도 안심할 수 있는 곳,
사람의 손길이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곳.
황복이에게 해주지 못한 삶을,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반드시 만들어주겠습니다.
황복아,
네 가족들 우리가 지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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