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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도살장에서 베켓을 구조한 최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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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켓에 대한 편지를 쓰면서 23년 4월 13일 동물권단체 케어 라이브 방송을 다시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동물권단체 케어입니다.” 멘트를 하면서 케어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셨던 그 분의 빈자리가 유독 더 크게 느껴지고 그 멘트가 유독 더 그리워지는 하루입니다.

#케어_베켓 #런_베켓

베켓 안녕?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너는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들며 뜬장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지.

제발 나를 살려달라고, 제발 나를 한 번만 봐달라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직 너가 어려서 세상의 추악함과 무서움을 모르는 천진난만한 강아지였을까?

57년 동안 수천 또는 수만 아이들이 도살되었던 너가 있었던 그 곳...
57년 동안 너의 친구들을 잔인하게 고통스럽게 도살했던 그 사람은 나에게 너의 친구들을 목에 매달아서 방망이로 팼다는 이야기를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서슴없이 하더라...

태어나보니 개였으며..따뜻한 눈길과 손길을 느껴보지 못하고,
1미터 미만의 줄에 묶여서 잔반처리 및 집 지키는 목적으로 살아가다가 1만원~10만원에 팔려가 뜬장에서 하루하루 고통과 공포 속에 죽지 못해 살아가다가
뜬장 밖을 처음 나서게 되는 순간 목에 매달린 채 방망이질을 당하며 잔인하고 비참한 죽음을 당했던 너희들...
그리고 방관했던, 아니 지금도 방관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

그리고 베켓, 너의 친구들이 할 수 있는 건 오직 고통과 절규에 찬 비명을 지르는 것.

그리고 너희들이 먹었던 정체모를 빨간 국물, 조개 껍데기, 비닐봉지, 곰팡이..그것마저 부패했지만 먹을 게 없었기에 그 음식물 쓰레기들을 먹으면서 하루하루 긴 터널과도 같은 고통 속을 헤매였던 너희들...
지금 이 순간에도 개도살장 뜬장 안에서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갈증이 나도 물을 마시지도 못하고, 정체모를 조개껍질, 비닐봉지, 이쑤시게 등이 섞여 있는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서 매순간 공포 속에서 살아가다가 뜬장 밖을 처음 나설 때 잔인하게 매질을 당하고, 목에 매달아서 방망이로 패거나 항문에 전기꼬챙이를 쑤시거나, 칼로 목을 베임을 당하는 등 잔인하고 비참하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 시간도 사치라고 느껴질 때가 많단다.

“베켓” 너가 동물권단체 케어 RUN센터에서 행복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짧은 다리로 운동장을 누비는 모습을 나는 몇 번이고 돌려보았단다.
그리고 지금은 진짜 평생 가족을 만나 더 행복한 추억들을 쌓아갈 너의 모습을 생각하니,,
잠시나마 미소를 지어본다.

하지만 이제는 나에게 아무리 기쁜 일이 있을지라도 그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않기로 했다.

내가 아무리 기쁜 일이 있는 순간에도 너의 친구들 중 누군가는 고통 속을 해매고 있을테니

그리고 나는 며칠에 한 번씩 너가 있었던 그 곳에 가보곤 한단다.
혹시 너의 다른 친구들이 다시 희생되고 있지는 않은지,,, 노파심과 걱정되는 마음으로,,
불행 중 다행히도 지금까지 너의 친구들을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죽였던 그 사람은 나와 했던 약속을 지켜주고 있구나.
심지어 어제는 그 사람과 통화도 했어.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마시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말이야.
그 사람이 너무 원망스럽고 밉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 사람의 공공근로 일자리도 알아봐 주기로 했어..
마지막으로 베켓, 너가 구조되었던 곳에서 너가 겪었던 고통스럽고 아팠던 모든 기억들 훌훌 날려버리고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베켓, 너가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좋아. 너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베켓” 너를 구조한 교사 최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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