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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건강

송무호

부산동의의료원 의사 | 채식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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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만의 원인(운동 부족이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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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현대인들의 가장 흔한 걱정거리가 되었다. 새해 결심이 운동과 다이어트로 살을 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흔히들 살을 빼려면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한다. 맞는 말일까? 문제는, 덜 먹는 것은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으나 운동은 살 빼는데 큰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비만의 원인으로 사람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운동부족 때문에 살이 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비만환자들은 살을 빼려면 운동을 꼭 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 아픈 다리를 억지로 참고 운동을 하다 관절염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인체의 신진대사에 관한 발견들이 운동과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말해준다. 우리 몸을 하나의 내연기관이라 생각하면 인간은 참으로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내연기관이다. 인체는 주어진 에너지 자원을 제한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섭취한 에너지의 약 70%는 기초대사량(심박동, 호흡, 체온 유지 등 생명 그 자체를 유지하는 일)에 사용하고, 약 10%는 음식물 소화, 나머지 약 20%만 운동 혹은 신체적 활동으로 사용하게끔 설계가 되어있다. 즉 인간의 대사 시스템은 운동으로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 소모량이 거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의 활동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1].

 

따라서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운동으로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양은 적다. 예를 들어, 간식으로 초코파이 한 봉지(170kcal)를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지만 운동으로 그만큼의 열량을 태우는 건 쉽지 않다. 빨리 걷기 1시간, 탁구 45분, 테니스 40분, 수영 30분, 줄넘기 30분, 달리기 20분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다. 달리기를 해 본 사람은 안다. 20분간 달리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살을 빼기 위해서는 운동보다 우리가 먹는 식사 즉 다이어트가 훨씬 중요하다.

 

4개월간 다이어트만 한 그룹과 운동만 한 그룹의 체중조절 정도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다이어트 그룹은 약 11kg 감량, 운동 그룹은 약 3kg 감량했다고 한다. 즉 운동보다는 다이어트가 3-4배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2]. 따라서 비만의 원인이 운동부족이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비만의 원인은 매일 먹는 고 칼로리 음식으로 인한 칼로리 과잉섭취이다. 자신이 섭취하는 칼로리가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Positive calorie balance’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운동은 살을 빼는 목적이 아니라 건강을 위하여 꼭 필요하다. 심장과 폐를 건강하게 하고, 근육을 만들어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균형감각을 유지하여 낙상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을 잘 자게 해서 면역시스템이 좋아진다.

 

즉 운동은 건강하게 사는데 필수인 반면, 다이어트는 체중을 관리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과체중인 관절염 환자들은 무작정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으로 체중을 우선 줄인 다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비만의 원인은 운동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이다.

 

참고문헌

1. H Pontzer, R Durazo-Arvizu, LR Dugas, et al. Constrained Total Energy Expenditure and Metabolic Adaptation to Physical Activity in Adult Humans. Current Biology 2016;26:410-417.

2. WC Miller, DM Koceja, EJ Hamilton. A meta-analysis of the past 25 years of weight loss research using diet, exercise or diet plus exercise interven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1997;21:94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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