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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건강

송무호

부산동의의료원 의사 | 채식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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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만과 다이어트(정형외과 외래에서 흔히 보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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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외래에서 가장 흔히 보는 관절염은 퇴행성(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서서히 진행되는 질병으로 노화가 주요인)으로 오는 골성관절염(OA, osteoarthritis)인데 환자의 체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이 무려 38.3% 나 된다는 암울한 보고가 있다 [1].

서양인의 경우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로 비만(BMI>30)인 사람은 정상체중(BMI <25)에 비해 여자는 4배, 남자는 5배나 높은 무릎 관절염 발생빈도를 보인다는 것은 이미 의학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2]. 왜냐하면 체중 1kg이 늘 때마다 무릎관절에는 그 4배인 4kg의 부하가 가해져서 관절연골의 손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3]. 역으로 말하면, 무릎관절염이 있는 환자의 체중을 1 kg 만 줄여도 무릎에 가는 부하는 4kg가량 적어져서 관절연골이 받는 부담이 줄게 되고 그에 따라 통증 경감 등 증상이 훨씬 완화된다.

 

전 세계 정형외과 의사들이 교과서로 삼는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에서 발표한 무릎관절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과체중 환자(BMI>25)의 경우 운동과 다이어트로 5% 의 체중감소만 하여도 증상이 호전되므로 체중감소를 우선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릎이 아픈 관절염 환자가 운동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유일한 비수술적 치료방법은 다이어트 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의학적으로 검정이 되지 않은 수없이 많은 새로운 다이어트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잠시 나타났다가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는 현상을 목격해왔다.

 

관절염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과체중 환자들에게 살 빼려고 노력해봤냐고 물어보면 살을 빼면 증상이 좋아질 거라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다이어트하는 올바른 방법을 몰라 이것저것 해보다 실패한 후 자포자기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료실의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살 빼라는 얘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정보를 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의과대학에서는 영양학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도 다이어트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살을 빼기 위해 실제로 어떻게 해왔냐고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경우에서 식사량을 줄이거나 심지어는 굶는다고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배고픔을 견디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류의 유전자는 생존을 위하여 어느 정도의 음식 섭취는 반드시 하도록 되어있기에 이 방법은 항상 실패로 끝난다.

 

식욕억제제와 같은 다이어트 약을 체중감량을 위해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약들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뇌에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로 뇌에 작용하는데 약의 작용 기전이 마약과 유사해 의존성과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나타나는 증상인 입 마름, 구역질, 두근거림, 손떨림, 불안, 두통, 불면증, 우울증, 만성 변비 등이 나타나서 지속하기가 힘들고 약을 먹을 때만 식욕이 사라지기 때문에 약을 중단하면 쉽게 요요현상이 생겨 체중이 이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나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다이어트 상품들은 칼로리를 줄인 비싼 대체식품을 먹여 단기간에 살을 빼게 하지만 이 방법도 배고픔으로 인해 지속하기가 어렵고 그만두면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매번 실패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다이어트들을 시도해 보나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배불리 먹고도 살이 빠지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참고문헌

1. https://kosis.kr/search/search.do?query=%EC%A7%88%EB%B3%91

2. DT Felson. Weight and osteoarthritis.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996;63(3):430-432.

3. SP Messier, DJ Gutekunst, C Davis, et al. Weight Loss Reduces Knee-Joint Loads in Overweight and Obese Older Adults With Knee Osteoarthritis. Arthritis & Rheumatism 2005;52(7):2026-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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