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채식이 정말 몸에 좋은가?) > 비건과 건강

본문 바로가기

비건과 건강

송무호

부산동의의료원 의사 | 채식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목록

9.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채식이 정말 몸에 좋은가?)

페이지 정보

본문

"모든 약은 독이다" 의과대학 약리학 첫 시간에 들었던 약물학의 아버지 파라셀수스의 명언이다. 나는 아직도 이 말은 유효하다고 생각하기에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을 최소로 한다. 외래 진료를 하면서 요즘 느끼는 특이 사항은, 과체중 환자들 대다수가 고지혈증 약을 매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무슨 보약이나 되는 듯 고지혈증약을 추가로 먹고 있다. 알고 보니 놀랍게도 고지혈증약이 어느새 국민 약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5년간 병원 외래 처방약 1위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토’라고 한다 [1].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밥 먹듯 이 약을 먹는 게 과연 건강에 좋을까? 의문이 생긴다.

 

고지혈증이란 혈액 속에 지방성분인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 성분이 장기간 혈액 내 존재하면 기름때가 끼이듯이 혈관 내벽에 쌓이고 염증을 유발하여 플라크(plaque)가 형성됨에 따라 혈관 직경이 점점 좁아지면서 고혈압, 협심증이 생기고 결국에는 혈관이 막혀 심근경색, 뇌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하기에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2019년 한국인의 고지혈증 유병률이 22.3%나 된다는 질병관리청 통계도 있다 [2].

 

고지혈증으로 진단되면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데,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해서 일시적으로 수치를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약을 끊으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 현재 스타틴의 효과는 너무 과장되어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부작용들은 경시되고 있다 [3,4]. 약을 먹고 수치가 떨어졌다고 병이 나은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무슨 유행처럼 너도나도 고지혈증약을 복용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부작용을 감안해 볼 때 문제가 많은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근본적인 원인인 식습관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미국 내 유행하는 각종 체중조절 다이어트 8가지를 미국영양학학회(American Dietetic Association)의 표준 식사법과 비교한 결과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법인 앳킨스(Atkins) 다이어트에서는 콜레스테롤이 26% 증가하였고, 반면에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사, 즉 채식 위주인 오니쉬(Ornish) 다이어트에서는 오히려 콜레스테롤이 32%나 감소되었다 [5].

 

왜 그럴까? 콜레스테롤은 모든 종류의 동물성 식품(고기, 생선, 우유, 계란)에 많이 들어있으나, 식물성 식품(현미밥, 채소, 과일)에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채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게 자명한 원리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비타민D, 담즙(bile acid), 호르몬 생성 등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성분이라 우리 몸의 간에서 필요량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따라서 인간은 그것을 일부러 따로 먹을 필요가 없다.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서 고지혈증약을 먹는 건 우리말에 '병 주고 약 준다'는 속담과 같은 행동이다.

 

우리 몸에 고지혈증을 야기하는 저탄고지 같은 다이어트가 좋은 다이어트 일리가 없다. 식물성 음식에는 콜레스테롤이 하나도 안 들어있기 때문에 평소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던 분들도 채식을 하면 저절로 수치가 떨어져 정상화된다. 단 2주간의 채식으로도 총 콜레스테롤 22% 감소, 그리고 소위 몸에 나쁘다는 LDL 콜레스테롤도 33% 나 감소된다 [6]. 고지혈증 환자들을 스타틴 약물 복용 군과 저지방 식이군(채식)으로 나누어 4주간 실험한 결과 스타틴 군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30.9% 감소, 저지방 식이군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28.6% 감소되어 두 군 간에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에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7]. 즉, 약 안 먹고 식사만 바꾸어도 고지혈증 치료가 저절로 된다는 말이다.

 

저탄고지 같은 육식 위주의 다이어트는 단기간 체중감소에는 성공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등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기에 절대 오랫동안 지속할 수가 없다. 채식을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화되어 먹던 약을 끊을 수가 있으니 현재 복용하고 있는 고지혈증약으로 인한 간기능 장애, 고혈당, 당뇨병, 신경통, 근육통, 불면, 두통, brain fog(집중력 장애, 기억력 저하, 피로감, 졸림 등 뇌에 안개가 낀듯한 복합 증상) 등 여러가지 부작용들을 피할 수가 있다 [8,9,10,11].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배고픔이다. 어떤 이들은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지만 배고픈 다이어트는 100% 실패한다. 특정 다이어트(e.g. 키토제닉)는 고기를 많이 먹어 배고픔은 면하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micronutrient)가 제대로 섭취되는지는 의문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저탄고지 식이법인 앳킨스 다이어트로 인체가 필요로 하는 27가지 미량 영양소를 다 충족시키려면 무려 3만 7천 칼로리를 하루에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12]. 즉 육식 위주의 저탄고지 다이어트로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영양제 보충이 필수이고, 요즘 유행하는 이런 다이어트 사업자들은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채식은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이 빠지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해준다 [13].

세상에는 수많은 다이어트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되어 부작용 없고, 영양분이 풍부하고, 배고픔 없이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는 바로 채식이다.

 

참고문헌

1.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72541

2.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pblcVis/details.do?ctgrSn=35

3. DM Diamond, U Ravnskov. How statistical deception created the appearance that statins are safe and effective in primary and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Expert review of clinical pharmacology 2015;8(2):201-210.

4. M Demasi. Statin wars: have we been misled about the evidence? A narrative review. Br J Sports Med 2018;52(14):1-5.

5. JW Anderson, EC Konz, DJA Jenkins. Health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weight-reducing diets: a computer analysis and critical review.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 2000;19(5):578-590.

6. DJ Jenkins, CW Kendall, DG Popovich, et al. Effect of a very-high-fiber vegetable, fruit, and nut diet on serum lipids and colonic function. Metabolism 2001;50(4):494-503.

7. DJ Jenkins, CW Kendall, A Marchie, et al. Effects of a Dietary Portfolio of Cholesterol-Lowering Foods vs Lovastatin on Serum Lipids and C-Reactive Protein. JAMA 2003;290(4):502-510.

8. M Demyen, K Alkhalloufi, NT Pyrsopoulos. Lipid-Lowering Agents and Hepatotoxicity. Clin Liver Dis 2013;17:699-714.

9. JK Kim, HS Lee, KY Lee. Effect of statins on fasting glucose in non-diabetic individuals: nationwide population-based health examination in Korea. Cardiovasc Diabetol 2018;17:155.

10. BA Parker, PD Thompson. Effect of Statins on Skeletal Muscle: Exercise, Myopathy, and Muscle Outcomes. Exerc Sport Sci Rev 2012;40(4):188-194.

11. BL Strom, R Schinnar, J Karlawish, et al. Statin Therapy and Risk of Acute Memory Impairment. JAMA Intern Med 2015; 175(8):1399-1405.

12. JB Calton. Prevalence of micronutrient deficiency in popular diet plans.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2010;7:24.

13. B Farmer, BT Larson, VL Fulgoni III, et al. A vegetarian dietary pattern as a nutrient-dense approach to weight management: an analysis of the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1999-2004. 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2011;111(6):819-827.

추천0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