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개 ‘오구’의 마지막은, 아기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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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개 ‘오구’의 마지막은, 아기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오구가 처음 발견된 곳은 오래되고 삐걱거리던 한 구옥의 마당이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집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고, 오구도 그 집처럼 낡고 지쳐 있었습니다. 수박처럼 부풀어간 혹덩이에 폐암을 앓고 있었고, 기력도 없었지만 낡은 개집 안에 들어가 앉아서 조용히 세상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아이였습니다.
오구의 원래 이름은 그저 누렁이. 병든 폐를 안고, 낡은 생의 끝자락에 아슬아슬 기대어 살던 아이. 부풀어 오른 혹으로 인해 다리를 기형적으로 들고 살던 아이. 혹만 문제라고 생각해 구조했고 알고 보니 혹이 아닌 탈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탈장보다 더 큰 문제는 폐암이라는 잔인한 진단, 그래서 아무도 오구가 오래 머물 거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입양이라는 말도 조심스러웠고, 미래를 말하기엔 너무 늦은 듯했지요.
하지만 오구는 삶의 마지막 계절에서, 가장 따뜻한 햇살을 맞았어요.
케어의 활동가 한 분이 그런 오구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누렁이라는 이름을 “오구오구 내ㅜ새끼”의 ‘오구’ 로 바꾸었지요. 단순한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오구는 구조된 그날부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처음으로 실내의 온기를 품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이, 오구에겐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산책을 좋아했고, 사람들이 많이 집에 찾아오면 즐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습니다.
3개월. 그 시간은 누군가에겐 한 계절이지만, 오구에겐 전 생애의 가장 찬란했던 시간이에요.
오구는 떠났지만, 오구가 남긴 따뜻함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활동가는 오구를 보내며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걸, 오구가 보여준 것입니다.
오구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살아 준 윤재활동가에게 감사드립니다. 오구가 더 아프지 않게 마지막 시간을 선물해 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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