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이는 3층에서 뛰어내려 도망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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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이는 3층에서 뛰어내려 도망쳤습니다.
죽기 살기로 계단을 뛰어 내려온 진순이.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어쩌면 과거, 함께 살던 고양이가 엄마의 전남친에게 폭행당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던 기억이 남아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진순이는 골목으로 숨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뒤따라 나와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목소리에 진순이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도망칠 수도 있었을 텐데,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보호자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진순이는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있을 때는 멈췄다가, 시선이 사라지면 다시 이어지는 폭행.
짧은 제보 영상을 보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날만 그랬던 것일까요.
엄마의 삶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장애가 있었고 자신의 건강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해선 안될 행동으로 벌금도 물었던 전력이 있고 구걸을 하며 살기도 했고 지금은 고시텔에 사는 남성을 만나 그 좁은 곳에서 진순이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도, 장애도 동물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 환경에서 진순이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느냐는 것.
엄마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함께 살던 고양이는 당시 교제하던 남성에게 벽으로 던져지는 등의 심각한 폭행을 보는 앞에서 당했고 결국 죽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반려견은 심각한 비만 상태에서 질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홉 살 진순이는 지금까지 건강검진조차 한 번 받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순이의 폭행.
케어는 진순이를 다시 그 환경에 둘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찾아냈다고 바로 구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케어가 보호자를 만난 날, 폭염 속 길거리에서 설득은 무려 4시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보호자는 진순이를 품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진순이가 더위에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끌어안고 있었고, 때로는 목 부위를 꽉 붙잡고 있기도 했습니다.
보호자는 말했습니다.
“진순이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어.”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케어는 더 오래 설득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마음과 안전과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능력은 같은 것이 아니라고.
사랑한다면, 때로는 내가 붙잡는 것보다 그 아이를 안전하게 놓아주는 것이 먼저라고.
경제적 여유가 반려동물을 기를 자격의 기준은 아닙니다.
장애 역시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고, 동물이 반복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동물은 누군가의 외로움을 견뎌주기 위해 존재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4시간.
마침내 보호자는 진순이의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진순이 구조 성공.
3층에서 죽기 살기로 뛰어 내려왔던 진순이.
불러서 다시 돌아갔고, 돌아간 자리에서 맞아야 했던 진순이.
이번에는 다시 돌아가지 않습니다.
케어가 데리고 나왔습니다.
제보를 받은 순간부터 찾아다녔고,
찾아낸 뒤에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구조했습니다.
진순아,
이제 부른다고 두려워하면서 돌아가지 않아도 돼.
이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뛰어도 돼.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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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구조 후 너무 시원해 그만 곯아 떨어져버렸습니다 26.08.10
